2009년 12월 24일 목요일

크리스마스 음모론

널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예수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물론 소설 다빈치 코드를 비롯하여 막달라마리아와 결혼해서 자손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적어도 현재의 통설은 예수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로, 예수는 솔로다. 또한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는 '동정녀 마리아'로 칭해진다. 즉, '동정'이므로 역시 솔로인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래도 결혼하지 않았느냐는 반론이 나오겠지만 무시하자. 어쨌든 동정이란 게 중요하다.


남자가 스물다섯이 넘어서도 동정이라면 마법을 쓸 수 있게 된다고들 하지 않는가. 이는 결혼했는지의 여부보다 중요한 것이 '동정인가 아닌가' 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즉, 예수는 결혼하지 않았으므로 솔로고, 성모는 결혼했지만 동정이므로 솔로라는 것이 이 글의 기본 전제다.

 

즉, 크리스마스 유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두 사람이 모두 솔로다. 그런데, 왜 크리스마스는 세간에서 연인, 즉 커플들의 날로 인식되는가?

 

이제부터 그 이유를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의 갈등관계에서 찾아보려 한다.


기독교와 유대교는 같은 기원을 갖는데, 기독교는 삼위일체설에 따라 예수를 메시아로 간주하며 성부, 성령과 동격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유대교에서는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두 종교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게 되고, 이에 유태인들은 예수의 생일로써 기념되는(실제 생일은 다른 날이라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퇴색, 변질시킴으로써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기독교인들을 조롱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모진 수난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도 자신들의 정신적 뿌리를 잃지 않고 절치부심하여 착실히 재력을 쌓은 유태인들. 수백년에 걸쳐 절치부심한 끝에 결국 세계의 자본과 미디어를 장악하는 데 성공하고, 사실 두 솔로의 날인 크리스마스를 커플들의 날로 바꿔버리려는 원대한 계획이 실행된다.

 

우선 주요국의 행정부에 압력을 가해 크리스마스를 쉬는 날로 만든다. 나라에 따라서는 새해까지 휴가가 이어지기도 한다. 생업에 바빠 만나지 못하던 커플들이 만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그리고 세계의 문학가들을 매수하여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애절한 러브스토리들을 써내게 한다. 대표적으로, 남편은 줄 없는 시계를 팔고, 아내는 애지중지하던 긴 머리를 잘라 서로의 선물을 마련하려다 서로가 서로를 낚는 크로스낚시의 비극적 결말로 끝나는 어떤 부부의 이야기가 있다. 그 외에도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배경이 크리스마스인 문학작품들은 찾아보면 많다.

 

그러니까 왜 굳이 크리스마스여야 하는가? 연인이나 부부는 물론이고, 가족을 비롯한 더 큰 단위의 혈연관계도 결국 남녀 커플을 기본으로 하기에 두 '솔로'의 날인 크리스마스의 정신과는 맞지 않는다. 복날 온가족이 다같이 모여 앉아 하하호호 웃으며 개를 잡으며 가족애를 다지는 소설은 왜 없는가? 일년 중 농사일로 가장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봄철이나 추수철에 온 가족이 같이 밭에서 일하며 흐르는 땀방울 속에 가족애를 다지는 내용의 소설은 왜 없는가?


예술을 한다는 것은 언제나 배고픈 일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 속 위대한 예술가들의 삶이 이를 증명해 준다. 자본을 가진 집단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배고픈 예술가들을 매수했다는 추측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은가?

 

크리스마스를 연인들의 날로 변질시키는 데 성공한 유태인들의 두 번째 음모는, 크리스마스를 흥청망청 쓰는 날로 변질시키는 것이다. 예수는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고, 성모도 겨우 마굿간에서 예수를 낳았다. 예수 탄생의 의미를 생각하며 더욱더 어려운 곳에 눈을 돌리고 무절제한 소비를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이러한 생각을 깨뜨리기 위해서 두 가지의 음모가 실행되었는데, 그 첫 번째가 앞에서도 언급한 문학가들을 이용한 공작이다. 항상 가난하고 어렵게 살던 부부는 왜 굳이 '크리스마스'에 아끼던 시계를 팔고 머리를 잘라 가면서까지 상대방에게 줄 선물을 마련해야만 했을까? 항상 알뜰하고 검소한 삶을 살던 한 노인이 꿈속에서 죽은 친구의 망령을 만나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소비'를 하기로 결심한 날은 왜 하필 '크리스마스'였을까? 사람 사이에 특별한 날이 크리스마스밖에 없을 수는 없지 않은가. 생일도 있고, 백일 이백일 일주년 이주년... 기념일은 차고 넘친다. 또한, 아무리 서구사회가 기독교 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지만 특별한 날이 크리스마스밖에 없는 건 아니잖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문학 작품들 속에서 주인공의 심경 혹은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어떤 계기가 되는 특별한 날이 '크리스마스'인 경우가 유난히 많은 건 단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그 두 번째는 산업과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공작이다. 첫째에서 밝혔듯, 문학작품을 이용하여 크리스마스에는 소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사람들 마음 속에 심은 후, 자본과 미디어를 대대적으로 투입하여 소비를 유도한다. 상점에는 갖가지 삐까번쩍한 고가의 상품들, 거리에는 기분을 들뜨게 하는 각종 장식물,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미 장악한 각종 매체를 통해 은연중 소비를 권장한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은 '크리스마스'에 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 결과, 크리스마스에만 통하는 일회성 상품과 행사가 남발되어 각종 재화와 에너지와 사람들의 정신과 체력 등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결국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 공해와 각종 쓰레기, 피로, 허탈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이제 더 이상 크리스마스에 원래 그 날의 주인인 두 솔로와 가난함 속에 꽃핀 그들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음모는 성공하였다.

 

이것이 '커플들의 날' 크리스마스의 이면에 숨은 음모!
현혹되지 말고 슬기롭게 크리스마스를 넘기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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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뻘글 하나씩 쓰기' 이를테면 뭐 그런 걸 하고 놀았던 적이 있다. 세 번인가 네 번인가 하고는 그만뒀지만. 이 글은 2005년에 처음 썼던 글인데,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어서 매년 이맘때쯤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다듬어 보곤 한다. 올해는 문구 몇 군데 수정하고 짤방을 넣어 보았다. 참고자료라던가 근거 같은 게 전혀 없는 건 이 글이 음모론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잘못된 내용들이 분명 있을 것 같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원래 음모론에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되는 거다. 음모론이 왜 음모론인데... 참고로 난 무신론자다.

의욕적으로 뭔가 좀더 고쳐 보고 내용도 더 넣어 볼까 하고 있었는데, 문득 보고 있던 뉴스에서 '성탄절 음모론'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관련기사 : 성탄절 음모론) 보고 있으려니 이 글의 '두번째 음모'와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다. (물론 유태인 음모론 같은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 아무튼, 나와 똑같은 생각을, 그것도 진지하게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련의 집단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에 김이 새버렸다.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창한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였으면 좋겠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일도 출근해야 되는데 눈이나 비가 오면 길이 막혀 출근하는 데 오래 걸리고 날이 추우면 내가 힘들기 때문에 이러는 거다. 절대로 화이트 크리스마스 운운하면서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좋아할 어떤 사람들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빨간 날인데 출근이라니. 그것도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거기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있어야 될 것만 같은 느낌. 아, 도대체 난 무슨 생각으로 실험계획을 이딴 식으로 세운 거지...

흥, 크리스마스 따위...

댓글 6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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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 2009/12/24 23:27
    물론이죠. 알고 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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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흥미로운 분석이군요~ 재밌게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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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CANO - 2009/12/26 15:43
    진지하게 읽으시면 안 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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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에 일본 라디오에서 30세 동정남은 마법 구사, 60세 동정남은 극대마법이라고 들은 기억이 있어요. 한국은 25세면 마법사 전직이군요. 역시 빨리빨리의 민족!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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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부두인형 - 2009/12/27 01:43
    한국인 평균수명이 일본보다 짧으니까 거기에 맞게 기준을 낮춘 게 아닐까요(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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