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6일 일요일

김민선 소송과 그들의 병림픽

# 개막식


한 미국쇠고기 수입업체가 김민선 등을 고소하면서 시작된 사태가 이사람 저사람 끼어들면서 점점 커지는 모양이다. 근데 구경을 하고 있자니 이거 너무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심심하던 차에 관전평이나 한 번.

탤런트 김민선 "美쇠고기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 먹겠다" (2008.05)

아마도 저게 이번 일의 발단이라고 볼 수 있겠지. 좀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올라가면 저 발언 며칠 전의 피디수첩이나, 그 전의 일이라면 이명박-부시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급히 진행된 것처럼 보이는 소고기 협상, 그보다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참여정부 시절 미국쇠고기에 대한  좀 과도한 수입제한조치 같은 걸 꼽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아무래도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이겠지.

혹자들은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참여정부 시절 조중동의 광우병 선동이 원인이라고 외치고 싶겠지만 글쎄. 조중동의 입장은 대충 2007년부터는 광우병 선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뭐 그마저도 이명박(혹은 다른 한나라당 후보)의 차기 대선 당선을 확신하고 미리 밑밥을 뿌려둔 거라던가, 광우병보다 한미 FTA 체결이 더 중요해서 그랬다던가, 아무튼 이유를 갖다 붙이면 끝도 없겠지만 관심법을 쓸 생각은 없고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건 그랬다는 얘기다. 특히 그중 동아가 '우린 정권 바뀌니까 말바꾸기 한거 아님'이라고 변명에 열심이었다. 오히려 얘네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_-;;

[특파원 칼럼/이기홍]쇠고기, 서울과 워싱턴 사이의 거리 (2008.06.26)

[독자와 함께]어떤 협박에도 펜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2008.08.01)

이상은 정권 바뀌어서 말 바꾼 거 아니라는 동아일보의 항변.
그리고 이하는 2007년을 전후하여 나온, 동아 기사들. 읽어보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분위기.

쇠고기 뼛조각’ FTA로 파편 튀나 (2006.11.30)
[특파원 칼럼/이기홍]워싱턴의 이구동성 (2007.01.25)
[기자의 눈/김승련]‘쇠고기 뼛조각’에 흠집난 한국 이미지 (2007.04.14)
검역원 “홈플러스 쇠고기 뼛조각 이상 없다”  (2007.07.31)

아... 좋아하지도 않는 것들에 대해서 장문의 변명을 늘어놓으려니까 속이 불편하다. 게다가 애초에 쓰려던 얘기도 이게 아니었는데. 다시 병림픽 얘기로 돌아가서.

아무튼 내 얘기는 이번 사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결국 에이미트와 전여옥이 김민선의 일년 전 얘기를 걸고넘어진 거라는 얘기. 그래서, 하나씩 구경해보자.

#1. 김민선의 뻘소리


링크는 맨 위에 했으니 생략. 그녀가 당시 싸이에 썼던 글을 직접 볼 수 없는 건 유감이지만 워낙 많은 언론이 당시 그 글의 내용을 퍼다날랐으니 뭐... 지금이야 '광우병 쇠고기>청산가리'에 동의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지만(아닌가?) 그때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나도 지금이야 둘 중에 하나를 먹으라면 당연히 광우병 쇠고기를 고르겠지만, 작년 그때였다면 모르겠다. 그때의 분위기도 그렇고, 그 때 내가 갖고 있던 지식의 수준도 그렇고.
그래서 그 때 김민선의 발언은, 다분히 악의적이었던 피디수첩의 편집과 반이명박의 목소리가 드높던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그녀가 광우병과 그에 관련된 의학적 지식을 제대로 갖추고 있을 리 없었다는 점, 또 어디까지나 개인적 공간인 싸이 미니홈피에 올린 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냥 피식 웃고 지나가면 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2. 에이미트의 소송

미(美)쇠고기 수입업자들, PD수첩 고발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도대체 왜 지금와서 지랄이냐?' 라는 질문(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_-;; )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어쩌랴. 버르장머리를 고쳐 줘야겠다는데... 물론, 시간이 얼마가 지나더라도 잘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고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겠다는 그 의지는 좋은데, 다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건, 원래 애들이 잘못했을 때 그걸 지적하고 혼내는 건 바로 그 순간에 하는 게 제일 효과적이라는 거다. 시간이 지나버리면 일단 자기가 뭔 짓을 했는지 까먹는 데다가, '도대체 왜 지금와서 지랄이냐?'라는 반감이 들고, 잘못 자체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평소의 악감정을 그 잘못을 핑계로 드러낸다는 느낌이 들거든. 김민선과 피디수첩 제작진이 어린애가 아니니 그 동안 공부를 했다면 자신들이 한 일이 뭐가 틀렸는지는 알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이 뜬금없는 소송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도대체 왜 지금와서 지랄이냐?'고...

아무튼 오마이뉴스와 한 다음의 인터뷰로 에이미트 사장님은 병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셨다.

"미 쇠고기 홍보대사되면 소송취하 고려"
"10대 계속 미 쇠고기 안 먹으면 체력 저하"


분명 촛불집회가 미국산 쇠고기의 소비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그래서 사장님의 억울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흥분하셨다. 저렇게 앞뒤없이 울분을 토해내는 사장님을 보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참고 계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오마이뉴스가 아니라 조중동이랑 했으면 편집이라도 좀 예쁘게 해 주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건 뭐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겠다느니, 미국산 쇠고기 홍보대사를 하면 용서해 주겠다느니, 미국산 쇠고기 안먹으면 영양상태가 안 좋아질 거라느니 하시는 걸 보면 이건 인터뷰를 에이미트 사장님 말고 사장님의 초등학생 손자랑 한 건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김민선도 피해자다. 피디수첩을 순수하게 믿고 흥분해서 글을 쓴 글을 언론들이 또 신나서 뿌려대는 바람에 그녀 자신의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깎이고, 더군다나 누군지도 모를 전문가보다 연예인 언니오빠(형 누나)들의 말을 더 믿는 중고등학생 친구들이 덥썩덥썩 낚여주는 바람에 김민선이 그 글을 쓰자마자 그 글은 그녀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버렸던 거다.

#3. 전여옥의 지원사격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 있다.


에이미트 사장님과 전여옥의 글을 거치면서 김민선의 한마디는 '악의적인 한마디'로 확정돼 버렸다. 물론 정말로 김민선이 나쁜 의도를 품고 일부러 그런 자극적인 어휘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난 흥분해서 아무 생각없이 나온 말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근데 이 사람들, 너무 확고하다. 에이미트 사장님("그런데 청산가리라니. 이건 의도적으로 선동한 거다.")이나, 전여옥("연예인 김모씨의 '악의적인 한마디'에,")이나. 이쯤 되면 이건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정도가 아니라, '나쁜 의도로 그랬음이 확실하다'는 거다. 에이미트 사장님이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대충 정신상태를 봤으니 이해하겠는데, 전여옥씨는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분이 일개 연예인을 향해 관심법을 시전하다니. 초능력자가 참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아이큐 430에 공중부양과 축지법을 시전하는 어떤 분만이 아니었던 거다. 나름 책도 베껴쓰고 메이저 정당의 대변인까지 지냈던 분이 초능력자라니 흠좀무.

연예인이 정치인인들이나 각 분야의 지식인들보다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을 몰고 다니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 대중들이 연예인들의 정치적 견해에 노출될 기회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근데, 연예인이 어쩌다 뻘소리를 했을 때, 이를 바로잡아주는 게 정치인과 지식인의 역할이고, 사실을 판단해서 제대로 된 쪽에 무게를 실어 주는 게 언론의 역할 아닌가? 피디수첩의 선동 앞에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은 침묵하고, 언론은 그게 무슨 얘긴지 따져보지도 않고 연예인 누가 그랬다더라 하는 기사만 주구장창 쏟아내고 있었으니 우리 중고등학생 소년소녀들은 덥석덥석 낚일 수밖에 없었겠지. 그래 놓고 이제와서 한다는 소리가 '니가 헛소리하는 바람에 애들이 낚여서 촛불시위하러 나왔고 촛불시위때문에 손해가 얼마니까 배상하고 앞으로 입닥치'라는 게 정치인이 할 소린가?

#4. 정진영의 동료애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 입조심 하라?
 전여옥 의원님, 배우도 시민의 권리가 있습니다


아... 뭐랄까. 그래. 처음 시작은 좋다. 앞쪽 절반까지도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 문제는, 분명 정진영은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은 입조심하라는 말을 반박하기 위해 이 편지를 썼을 텐데, 이 편지가 바로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은 입조심하라는 주장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도 시민이니까 정치/사회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수 있고, 연예인도 사람이니까 잘 모르고 실수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는 데까지만 나갔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마는, 정진영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다'는 명제를 참으로 만들려고 시도한다. 문제는 당연히 그게 제대로 될 리가 없다는 거고, 더 큰 문제는 그 시도로 인해 무수히 많은 깔 거리가 만들어지며 그래서 글 전체가 순식간에 코메디가 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사실을 잘 몰라도 누구나 말할 자유가 있다'를 넘어서 '당시 김민선의 말은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정진영은 너무 무리했다. '자기가 먹을 것이 위험하다 우려해도 정치적 견해인가요?' 라는 말을 하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전제를 은근슬쩍 깔고 들어가는 정도는 약과다.

  특히 정치적인 논리는 진리를 추구하는 논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정치적 전략과 전술은 진리를 구현하는 방법론이 아니라, 다만 이기기 위한 것일 뿐이지요. 이기면 반칙도 합리화되고, 거짓말도 합리화 되는 것이 정치의 세계이지요. 진실이든 아니든 사실이든 아니든 다중에게 호소하여 표를 얻는 행위가 정치행위이지요? 그렇게 얻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행위이지요? 제가 너무 냉소적인가요? 예, 저는 최소한 현실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서는 냉소적입니다.

이른바 '사실' 이란 것도 그렇습니다.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서 작년에 많은 전문가들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과학적 사실이란 것은 항상 논란거리입니다. 접근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는 것이 과학이거든요. 믿을 수 있는 과학자를 판별할 능력을 우린 갖고 있지 않고,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별할 과학적 지식을 일반인은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이제 막장테크를 타기 시작한다. 창조론자/음모론자/한의학 옹호자들이 흔히 쓰는 수법인 '헛소리해서 시끄럽게 만들고 대단히 중요한 논쟁인 것처럼 호도하기/불가지론/인식론적 상대주의'의 공격이 마구잡이로 뿜어져 나온다. 좀 당황스럽다. '잘 모르면 말도 하지 말란 소리냐'도 좋고, 전여옥 씹어준 것도 좋았는데, 자기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진영논리에 빠져 있으면 어떻게 막장테크를 타게 되는지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줘 버렸다.

#5. 진중권의 오지랍


김민선 피소? 어느 수입업자의 불량한 상도덕


아... 진교수님이 심심하셨나 보다. 최근의 일로 앞으로 그의 글을 더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앞으론 좀더 공부를 하고 글을 쓰셨으면 좋겠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해서 작년 백분토론에 나와서는 꿔다논 보릿자루마냥 침묵을 지키던 모습. 이 사람은 토론 준비를 다음 아고라에서 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그 말들. 물론 정진영이 잘 말해줬다시피 사실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시민이라면 누구나 정치적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명색이 대학교 겸임교수고,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시사논객의 한 사람이라면 좀 더 수준높은 얘기를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 어디 다음 아고라 같은 데서 긁어온 것 같은 글들 말고... (물론 남이사 블로그에 뭐라고 쓰든 니가 뭔 상관이냐고 물으면 할말 ㅇ벗다)

근데, 애석하지만 별로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 진중권이나 정진영이나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다'라는 명제를 기본 전제로 깔아 놓고 글을 쓰려니 글이 엉망이 되고, 촛불시위의 원인을 찾는데 굳이 피디수첩만은 빼놓고 찾으려고 하니 더욱 더 엉망이 될 수밖에...

#6. 변희재의 스토킹


김민선과 TN엔터,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시론/변희재]연예인 김민선, 미국인 박경신
"박중훈 글 마음껏 쓰고, 김민선은 빠져라"

변희재는 참 대단하다. 싸움판에 뛰어든지 일주일도 안 되어 글 3개를 쏟아내며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연예인들을 양민학살하기 시작했다. 그간의 패턴으로 보아 당연히 진중권이 끼어드니까 변희재도 진중권을 공격하면서 따라서 끼어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변희재가 먼저 뛰어들었다. 첫번째 글은 진중권의 글보다 먼저 쓰여졌고, 세번째 글은 박중훈의 글보다 나중에 쓰여졌지만 그냥 #6으로 묶기로 했다.

변희재의 말은 구구절절이 옳다. 근데, 왜 기껏 앞사람들이 개그콘서트장으로 만들어놓은 싸움판에 백분토론 모드로 끼어드느냔 말이다. 예전 고재열이 썼던 글의 한 대목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나는 변희재에게 졌다.
나는 변희재와 바둑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변희재는 나와 알까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알까기에는 재주가 없다.
기권하겠다.

그렇다. 변희재가 이겼다. 근데, 좀 체급이 맞는 데서 놀아 달라는 거다. 이를테면 '60억분의 1의 사나이' 효도르가 어디 시골 중고등학교를 돌면서 '니가 이 학교 짱이냐?'하고 다니고 있으면 좀 웃기잖아. 더군다나 기껏해야 중고등학교 일진들을 상대로 효도르가 칼을 휘두른다면 그보다 더 웃긴 일이 있을까. 근데, 변희재는 왜, 도대체 왜, 개그콘서트장에 정색을 하고 진지모드로 뛰어드는 것도 모자라서, 좋은 말로 논리만 밟아주면 될 걸 왜 굳이 인신공격에 협박까지 하고 있는 걸까? (자기자랑도 곁들여서) '듣보잡'이라는 단어의 정의마저 갈아치우며 초고속 성장한 한 청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심에 목마른 것일까?

#7. 박중훈의 사행시


박중훈, 저도 글 올리는 걸 그만둬야 하나요?

동료 연예인이 '지적 수준'이 모자란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학살당하는 게 못마땅했던지 한팔 거들고 나섰다. 문제는 이 글 때문에 본격적으로 배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는 거다. 더 이상 주제는 '김민선에 대한 쇠고기 수입업체의 소송(좀 더 확장하자면 연예인의 사회적 책무)'이 아니게 돼 버렸다. 아무리 분하고 급했어도 좀 큰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글을 써야지. 이 글은 결국 한줄 요약하자면 '니가 뭔데 우리 진영이 까냐? 짜증나네?'라는 내용밖에는 안 되는 거다. 물론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다 보면 주제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사실 박중훈의 글에는 딱히 주제라고 할 것조차도 없다-_-;;; ). 그러면 그냥 적절히 무시하고 계속 얘기를 진행하면 되는데, 우리의 변희재, 또다시 정색을 하고 달려들었다. 그 결과는 변희재의 연예인 양민학살과 어느새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주제뿐. 난 박중훈과 변희재보다도, 박중훈이 '개인공간'인 트위터에 올린 별 내용없는 글을 아무 생각없이(작년 김민선 청산가리 글처럼!) 신나서 여기저기 뿌려댄(그래서 변희재 귀에 들어가게 한), 언론들이 더 짜증난다.

# 폐막식


김민선에 대한 에이미트의 소송에서 시작된 이번 병림픽의 주제는 '연예인은 공인인가?'를 거쳐 어느새 '연예계, 대대적 정화가 필요하다!'가 돼 버렸다. 챔피언은 누가 뭐래도 개그콘서트장에 백분토론 모드로 뒤늦게 난입하였으나 물량공세를 통해 싸움의 주제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려는 틈을 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적절한 자기자랑을 곁들여) 모두 다 해버리는 데 성공한 변희재. 게임이 끝난 경기장에 남은 건 까이고 까여 가루가 되어버린 '지적 능력 떨어지는' 연예인들의 시체와, 어느새 듣보잡이 되어버린 전여옥과 진중권, 그리고 진심으로 미래 세대의 영양상태를 걱정하는 에이미트 사장님의 따스한 마음뿐. '...이겨도 넌 병신이다'라고 써 있는, 디씨에서 만들어졌다는 어떤 짤방이 생각나는 순간이다(짤방 첨부는 귀찮아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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