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8일 화요일

그 정치인에 그 팬클럽

"미디어법 대리투표 논란 자체가 국가적 망신"

 

사실 정치는 잘 모르고, 정치인들에 대한건 더 모르는데, 이 기사 제목을 보고 머릿속에 두 사람이 스쳐지나갔다.

1. 이회창

2. 박근혜

개인적인 느낌으로, 두 사람 모두 너무 당연해서 꼭 해야 되나 싶은 얘기를 너무 적절한 타이밍에 해서 인기를 끄는 특별한 재주를 지녔으니까... 다만, 박근혜는 얼마 전에 미디어법 갖고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이번에 또 무슨 얘기를 했을 것 같지는 않고, 게을러서 자선당의 입장은 어떤지 들어본 적이 없는 관계로 이회창이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 클릭을 했다. 근데 웬걸.

 

정광용이란 이름이 떴다. 어디서 본 이름인데 싶어서 기억을 더듬으며 기사를 읽으려니 박근혜 팬클럽 회장이란다. 허걱...

 

“미디어법 강행땐 반대표 던지겠다” 박근혜 前 대표… 대치정국 새국면
'용두사미' 박근혜, "이 정도면 국민들이 공감할 것"

첫 번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박근혜가 일 끝나기 전에 입을 열다니! 원래 그녀가 살아가는 법은 일 다 끝난 다음에야 지극히 당연한 훈계 한 마디를 내뱉어 그동안 어쨌든 뭔가 열심히 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허탈하게 만들며 자기는 위엄을 세우는 것 아니었나? (난 이걸 '경마 끝나고 돈 걸기'라고 이름붙이고 싶다. 문제는 박근혜는 분명 경마 끝나고 돈을 거는데도 돈을 딴다는 점이다! )
아니나다를까, 사람은 안 하던 짓을 하면 뭔가 문제가 생긴다. 며칠만에 말 뒤집으면서 개망신을 당했다. 그간 경마 끝나고 돈 거는 게 재미가 없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나이가 들어서 뇌가 뻐근해서 실수한 걸까?

박근혜 한 사람이 삽질하고, 이미지 깎이고 (돈 잃고-_-; ) 끝나는 문제였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마는(아니, 사실 난 지금이 더 좋다. 삽질을 하려면 단체로 해야지ㄲㄲ), 이명박과 친이 일당이 쌓은 마법에 빠진 그네공주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 건너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노래가사 수준의 낭만을 가슴에 품은 친박연대. 그리고 그네공주와 친박연대 기사들이 현실에서 써내려가는 동화에 감동하는 감수성 풍부한 박사모. 모두가 박근혜의 사상 최초의 베팅에 동참해 버렸다.

친박연대 "표결 참여, 반대표 던지겠다"
박사모 “朴도 반대한 미디어법, 누가 찍는지 볼 것”

흠좀무. 여기서 다시 맨 처음 기사로 돌아와 보면.
"미디어법 대리투표 논란 자체가 국가적 망신"
그동안 경마 끝난 다음에 돈을 걸어서 계속 따다가 처음으로 경마 시작하기 전에 돈을 걸어 봤는데, 그걸 잃고 나니까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달리 방법이 있나. '이번 판은 무효야!'를 외치는 수밖에. 근데, 이 사람들 경마 끝나고 돈 걸어도 따는 신기한 재주를 가졌으면서도 게임의 규칙은 잘 모르고 있었나 보다. 들어는 봤을까? 낙장불입이라고...

...근데, 다들 찬성표 던졌다면서? 음모론적 상상의 나래를 좀 펼쳐 보면 이런 식의 결론이 나온다.
미디어법, 직권상정후 표결로 간다면… 통과여부는 친박계에 달려
어쨌든 캐스팅 보트는 자신들이 쥐고 있다는 시위였을까. 경마 끝나고 돈 걸긴 하지만 내가 돈을 안 걸면 판이 크질 않아서 재미가 없다는? 판을 더 크게 키워 먹기 위해 한 번 잃어 주는 거?

아. 참 재밌다. 국회라는 도박장에서 한나라당과 박근혜의 치열한 눈치싸움을 보고 있는 건 참 재밌다. 근데, 도박은 듣보잡 하나 포함 셋이서 하고 있는데 어쨌든 결국 둘 중에 누군가가 딸 것 같아서 참 재미없다. (그 듣보잡은 지금 도박장 회원권을 내팽개치고 동네 사람들 끌어모아서 '이 판은 무효야!'를 외치고 있다-_-; )

미디어법이란 거,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이상하게 관심이 잘 안 가고, 글도 잘 안 읽히고, 지금 쓴 글은 결국 대충 쓴 관전평일 뿐. 아, 나 공부 좀 해야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