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튼, 저 광고는 아마도 이걸 보고 만든 거겠지.

저기 근데,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도 마찬가지란 말이다. 감기를 이겨내는 건 우리 몸이고,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은 그냥 증상 잡는 약이라구. 열 떨어뜨리고, 아픈 거 줄여 주고, 기침 멎게 하고 그런 거. 웬만한 감기라면 약 안 먹고 누워서 며칠 쉬면 다 낫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며칠씩 쉴 여유가 없으니까(혹은 쉬기 싫은 사람도 있을지도) 증상을 잡을 약을 먹는 거지. 세균에 의한 상기도감염증과의 감별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경험적 항생제 처치에 대한 건 귀찮으니까 생략.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저 한의원에선 감기 환자한테 어떻게 해 주겠다는 걸까? 면역체계를 도와서 감기를 확 낫게 해 주겠다는 건지, 아니면 감기를 안 걸리게 해 주겠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 중요한 건, 저 EBS 다큐프라임의 내용을 인용한 이상, 저 한의원에서는 (최소한 감기에 대해서만은) 약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거다. 보자. 감기환자에게 (혹은 감기를 예방할 목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저 한의원에서 지은 한약을 준다고 치자. 그 처방을 가지고 저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병원 소아과 이안 폴 박사에게 가져가서 보여준다고 치자. 뭐라고 말할까?
"이게 무슨 약입니까? 성분은 뭡니까? 알고 먹이는 겁니까?" (드래그)
저 의사가 처방을 보고 자기 딸에게 먹이네 마네 할 수 있는 건 그 약의 성분을 알고 어떤 성분이 얼만큼 들어가 있고 또 그 성분이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근데 한약은? 한의사들은 자기가 조제한 약에 어떤 성분이 얼만큼 들어가고 어떤 성분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긴 아나? 그래 놓고 자기네 한의원 홈페이지에는,

예전부터 정말 궁금했는데, '면역체계를 돕는 한방 치료'라는 건 도대체 뭘까? 아니 그 전에, 면역체계를 돕는다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말이야 되게 근사한 말인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면역학 수업을 학부 때도 듣고 대학원에서도 들었는데 그래도 모르겠다. 나 공부 헛했나 보다. 아,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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